[노노모 성명]
20대 삼성에어컨 설치기사 폭염 산재사망사고 진상조사 및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촉구한다
지난 8월 13일 20대 청년노동자가 전남 장성군 남면의 한 중학교 급식실에서 에어컨 설치공사를 하다가 폭염에 노출되어 사망하였다. 입사한 지 고작 이틀, 우리는 만 27세 사회초년생 청년노동자의 죽음에 분노를 느낀다. 사고가 발생했던 날은 낮 기온이 34℃까지 올랐고, 적절한 냉방 대책도 없이 설치기사들이 땀을 비 오듯 흘리며 작업했다고 한다. 청년은 열사병 증상으로 구토를 반복하다가 결국 의식을 잃고 화단에 쓰러졌지만, 관리자는 청년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채 오히려 1시간 가까이 뙤약볕에 방치하여 상황을 악화시켰다. 사업장 내 안전보호조치를 제대로 하였다면 살릴 수 있던 생명이었다.
산업안전보건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에는 폭염에 노출되는 장소에서 작업하여 열사병 등의 질병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휴식시간을 부여하고 휴게시설을 설치하며 소금과 음료수 등을 비치하는 등 근로자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정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온열질환 예방가이드에서는 체감온도 31℃ 이상의 폭염 시 규칙적으로 휴식시간을 부여하고, 작업 강도 및 속도 등 업무량을 조절하며, 근로자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온열질환 발생 우려가 있으면 즉시 작업을 중지하도록 제시하고 있다. 안전이 최우선으로 적용되어야 할 학교에서 정작 노동자들에게는 위와 같은 법과 규정들은 유명무실하였고, 노동자의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한 규칙들은 준수되지 않았다.
구의역에서,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제주 생수 공장에서 수많은 김용균을 떠나보냈는데, 또다시 산업현장에서 청년노동자의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말았다. 이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유가족들의 처절한 절규가 반복되고 있다. 유가족들은 왜 건장했던 우리 아들이 주검으로 돌아와야 했는지, 폭염에 대비하여 물, 그늘, 휴식은 충분히 보장되었는지, 1시간 가까이 햇빛에 방치한 이유는 무엇인지, 모친께 카톡을 보내 아들을 데려가라고 할 시간에 119에 신고했더라면 최소한 죽지는 않지 않았겠냐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우리를 더욱 분노케 하는 것은 이러한 위험이 故 양준혁 님과 같은 에어컨 설치기사에게만 있지 않다는 것이다. 철판을 용접하는 조선소 노동자, 냉방시설 하나 없는 물류센터 노동자, 체감온도 40℃ 이상의 도로 위를 달리는 배달·운송 노동자, 고객 동선 외에는 냉난방이 부족한 마트노동자, 잔디 위의 사우나 같은 더위를 버텨야 하는 골프장의 캐디, 음식을 조리하여 열기 가득한 조리실의 더위를 감당해야 하는 급식노동자 역시 폭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가만히 있어도 땀으로 온몸이 젖는 더운 날씨에 많은 노동자는 여전히 뜨거운 야외, 급식실, 주차장, 도로 위에서, 환기도 제대로 되지 않는 좁고 불편한 공간에서 일하고 있다. 실내, 실외 노동자는 물론 이동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 등 근무 형태나 고용 형태와 관계없이 모든 노동자가 폭염 시에도 안전하게 일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어야 한다.
사고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다시 한 번 정부 당국에 촉구한다. 故 양준혁 님과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원청 삼성전자, 삼성시스템에어컨 전문점은 고인의 죽음에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폭염 속 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시급히 대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그것이 제2의 양준혁 님과 재해자들이 발생하지 않게 할 유일한 길이다.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도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함께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다시 한 번 청년노동자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2024. 9. 6.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노노모 성명]
20대 삼성에어컨 설치기사 폭염 산재사망사고 진상조사 및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촉구한다
지난 8월 13일 20대 청년노동자가 전남 장성군 남면의 한 중학교 급식실에서 에어컨 설치공사를 하다가 폭염에 노출되어 사망하였다. 입사한 지 고작 이틀, 우리는 만 27세 사회초년생 청년노동자의 죽음에 분노를 느낀다. 사고가 발생했던 날은 낮 기온이 34℃까지 올랐고, 적절한 냉방 대책도 없이 설치기사들이 땀을 비 오듯 흘리며 작업했다고 한다. 청년은 열사병 증상으로 구토를 반복하다가 결국 의식을 잃고 화단에 쓰러졌지만, 관리자는 청년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채 오히려 1시간 가까이 뙤약볕에 방치하여 상황을 악화시켰다. 사업장 내 안전보호조치를 제대로 하였다면 살릴 수 있던 생명이었다.
산업안전보건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에는 폭염에 노출되는 장소에서 작업하여 열사병 등의 질병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휴식시간을 부여하고 휴게시설을 설치하며 소금과 음료수 등을 비치하는 등 근로자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정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온열질환 예방가이드에서는 체감온도 31℃ 이상의 폭염 시 규칙적으로 휴식시간을 부여하고, 작업 강도 및 속도 등 업무량을 조절하며, 근로자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온열질환 발생 우려가 있으면 즉시 작업을 중지하도록 제시하고 있다. 안전이 최우선으로 적용되어야 할 학교에서 정작 노동자들에게는 위와 같은 법과 규정들은 유명무실하였고, 노동자의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한 규칙들은 준수되지 않았다.
구의역에서,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제주 생수 공장에서 수많은 김용균을 떠나보냈는데, 또다시 산업현장에서 청년노동자의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말았다. 이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유가족들의 처절한 절규가 반복되고 있다. 유가족들은 왜 건장했던 우리 아들이 주검으로 돌아와야 했는지, 폭염에 대비하여 물, 그늘, 휴식은 충분히 보장되었는지, 1시간 가까이 햇빛에 방치한 이유는 무엇인지, 모친께 카톡을 보내 아들을 데려가라고 할 시간에 119에 신고했더라면 최소한 죽지는 않지 않았겠냐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우리를 더욱 분노케 하는 것은 이러한 위험이 故 양준혁 님과 같은 에어컨 설치기사에게만 있지 않다는 것이다. 철판을 용접하는 조선소 노동자, 냉방시설 하나 없는 물류센터 노동자, 체감온도 40℃ 이상의 도로 위를 달리는 배달·운송 노동자, 고객 동선 외에는 냉난방이 부족한 마트노동자, 잔디 위의 사우나 같은 더위를 버텨야 하는 골프장의 캐디, 음식을 조리하여 열기 가득한 조리실의 더위를 감당해야 하는 급식노동자 역시 폭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가만히 있어도 땀으로 온몸이 젖는 더운 날씨에 많은 노동자는 여전히 뜨거운 야외, 급식실, 주차장, 도로 위에서, 환기도 제대로 되지 않는 좁고 불편한 공간에서 일하고 있다. 실내, 실외 노동자는 물론 이동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 등 근무 형태나 고용 형태와 관계없이 모든 노동자가 폭염 시에도 안전하게 일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어야 한다.
사고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다시 한 번 정부 당국에 촉구한다. 故 양준혁 님과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원청 삼성전자, 삼성시스템에어컨 전문점은 고인의 죽음에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폭염 속 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시급히 대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그것이 제2의 양준혁 님과 재해자들이 발생하지 않게 할 유일한 길이다.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도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함께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다시 한 번 청년노동자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2024. 9. 6.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